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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개발 특혜의 검은 그림자

한국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직권남용과 부패 문제로 커지는 양상이다. 전 국민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란 별스러운 명칭을 알게 됐다.     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이란 이름을 주고 받으며 다들 한마디씩 한다. 이들 4명 사이에 오갔거나 주고받기로 약속했다는 3억, 35억, 50억, 700억이란 돈의 ‘스케일’을 들을 때면 ‘나는 그동안 뭐 하고 살았나…’는 현실타임(현타)마저 겪는다.   누구나 한 번쯤 일확천금을 꿈꾸지만 상상의 나래에 그치곤 만다. 하지만 이들 4인방은 부동산 개발사업이라는 역대급 프로젝트를 실행했고, 한 개인은 8만 달러 투자로 1억 달러 가까운 수익(약 1250배)을 올렸다고 한다.     부동산 광풍 속에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사기 힘든 현실, 사람들이 느끼는 허망함이 사회를 짓누른다. 국회의원 아들인 말단 직원의 퇴직금 겸 성과급으로 50억 원을 줬다는 ‘자애로운’ 고용주(화천대유) 측 발언은 직장인에게 꿈과 희망이라도 줬을까….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 자체에서 서류상 허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기자, 변호사, 회계사가 의기투합해 민간 개발을 시작했고, 중간에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함께 민관합동 사업이 진행됐다. 성남시도 역대급 개발수익 확보라고 자화자찬했다.     검찰 수사결과 김만배·남욱·정영학씨 등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 또는 5억을 뇌물로 줬다는 혐의가 있을 뿐이다. 뇌물을 제공한 이들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여유마저 보인다고 한다.   언론이 주목하는 지점은 민관합동 개발 과정 중 ‘불법 로비’ ‘뇌물’ ‘배임’ ‘직권남용’ 가능성이다. 대장동 원주민 땅을 강제수용해 민간 개발업자의 배를 불리게 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부하 직원을 향한 배신감을 드러내며 선긋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언급했고 검찰과 경찰도 수사에 한창이다.     다만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아직 사건의 진상은 명확하지 않다.   지난 17일 대장동 개발사업 주체였던 남욱 변호사가 LA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보도되자 미국행을 택했다.     그가 사건의 실체를 풀 인물로 알려지자 한 달여 동안 남욱 찾기가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를 시끄럽게 했다. 행방을 감췄던 남 변호사가 수백 억대 개발 수익을 받기로 한 ‘그분’과 ‘정관계 인사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다’고 언급하면서 여론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샌디에이고 가족 집에서 일명 뻗치기 취재 끝에 만난 남욱 변호사의 아내 정모씨는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언론의 집중된 관심과 여론 앞에서 기자 출신인 정씨마저 놀란 모습이었다.     기자와 전직 기자 사이 취재라는 어색함 속에 “선배도 이해하지 않느냐. 한 말씀 해 달라”며 질문을 던졌다.     다음날 LA총영사관에서 긴급여권을 신청하러 온 남욱 변호사도 만날 수 있었다.     당황스러워한 남 변호사는 예의를 갖추되 말은 아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한국 돌아가는 대로 검찰에 소상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남욱 변호사가 한국 검찰에 출두하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전환점을 맞았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노동의 가치는 몰락하고 있다. 사람들이 대장동 이슈 당사자들을 손가락질하고, 한편으로 부럽다고 자조하는 모습이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민관합동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불법 로비, 뇌물, 배임, 직권남용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공동체 사회를 지탱하는 신뢰가 걸려 있다. 김형재 / 사회부 차장기자의 눈 그림자 개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 개발업자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2021-10-28

'대장동 의혹' 남욱 아내 "한푼도 안받았다"

“남편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 저의 이름을 빌려주라고 했다. 나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48) 변호사의 부인인 정모 전 MBC 기자가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해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장동에 앞서 시작된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위례자산관리’와 이익금을 배당받은 ‘위례투자2호’에 등기이사를 지냈다. 위례자산관리는 대장동 개발에서 화천대유와 같은 역할을 한 곳이다. 검찰은 이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원을 준 것을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14일 샌디에이고 카멜 밸리에서 정씨를 만나 인터뷰를 할 때 남 변호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씨는 “남편은 지금 (샌디에이고) 집에 없다. 남편 인터뷰 기사만 봤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연락도 안 된다.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집에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 ‘대장동 공방’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그는 “나는 위례(신도시 개발) 건을 알지도 못했다. 나중에서야 내 이름을 빌려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름을 빌려주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지 묻자 정씨는 “남편이 그런 것 같다. (이름을 빌려준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며 “나는 위례건으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검찰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한국시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정모 기자는 위례신도시에 1억을 넣어 60억원을 받았다. 아내는 1억원을 투자하고 60억원, 남편은 대장동에 8000만원을 넣고 1000억원 넘게 벌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위례 건으로 남편이 (위례자산관리 대주주와) 다툼이 있었다. 이후 남편과 저는 (지분을) 무상으로 양도하고 손을 뗐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나는 위례건으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검찰에 확인해보면 안다. 박성중 의원이 말한 내용은 떠도는 이야기를 확인하지도 않고 말한 가짜뉴스다.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나는 정말 (임원이 된 줄) 몰랐다.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기자 생활을 열심히 했다. 2019년에 여기(미국)에 온 뒤 회사를 그만둘 의사도 먼저 밝혔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씨는 대장동 논란이 벌어진 지난달 MBC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날 패밀리 밴을 타고 외출했다가 나타난 정씨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 애들이 가장 걱정이다.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가도 저는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애들을 계속 키울 것이다. (취재진에게) 더는 집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약 보름 전 샌디에이고 가족 집에서 목격됐다. 이후 종적을 감춘 남 변호사는 지난 12일 JTBC와 인터뷰에서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수정 : 기사가 최초 출고된 뒤 남욱 변호사의 부인 정씨 반론을 추가로 반영했습니다.        김형재 기자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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